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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하지 말고 경영하라

by 광솔 88 2022. 4. 15.

 

'관리'하지 말고 '경영'하라!

 

공장에 불이 났습니다.

화재 사고를 보고받은 책임자 A는 신속하게 화재 진압에 나섭니다.

후속 복구 작업도 꼼꼼하게 챙깁니다.

그렇게 원상복구를 하고 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불이 났으니 불을 껐고,

원상태로 복구까지 마쳤으니 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문제 발생에 따른 조치 수준입니다.

 

책임자 B는 다릅니다.

원상복구가 다가 아닙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나섭니다.

불이 난 게 문제가 아니라

화재가 발생하게 된 근원적인 이유,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전기배선 상의 누전 문제인지, 담당자의 실수였는지

명확하게 문제를 찾아내고 문제를 정의합니다.

전기배선 상의 누전이 문제였다면, 

전체 배선 시스템을 재점검하여 재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담당자의 실수였다면,

그 배경을 분석하여 작업 프로세스를 재구축하고

합당한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합니다.

 

‘문제 조치’에 머문 책임자 A는 ‘관리자’이고, ‘

문제 해결’을 한 책임자 B는 ‘경영자’입니다.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있어 ‘관리자’의 문제 조치가 표피적 대응이라면,

‘경영자’의 문제 해결은 근원적 처방입니다.

‘관리’와 ‘경영’의 차이입니다.

 

관리와 혁신은 반비례 관계

 

경영 현장에서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관리’입니다.

‘중간관리자’라는 표현도 익숙하고 ‘사람 관리’라는 문구도 낯설지 않습니다.

‘주관할 관(管)’ 자에 ‘다스릴 리(理)’ 자를 쓰는 ‘관리’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주관하여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내 책임하에 내게 주어진 자원을 잘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다 보니 리더의 역할은 어느새 관리로 굳어졌습니다.

‘리더는 곧 관리자’라는 등식이 만들어진 겁니다.

 

하지만 관리의 기본적 속성은 ‘유지’입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현재 상황을 잘 유지하는 겁니다.

다시 말해, 관리를 잘한다는 것은 변수를 없앤다는 의미입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무한 재생해내는 것, 그게 관리인 겁니다.

그러니 관리와 혁신의 상관관계는 정확하게 반비례합니다.

관리를 잘할수록 혁신은 저만치 멀어져 갑니다.

그래서 리더의 역할은 관리가 아니라 경영입니다.

 

그렇다면 경영은 무엇일까요?

경영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입니다.

변화를 통한 성장이 경영의 목적이자 결과입니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래서 대과(大過)가 없었다는 말은 리더에게 수치입니다.

큰 과오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과거의 답습에만 머물렀다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지 않았고, 또 하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분초를 다투며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함께 혁신하지 못하면 결과는 나락이자 파국입니다.

리더가 관리가 아닌 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직원은 도구가 아닌 주체적 존재

 

관리의 폐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도 나타납니다.

쉬운 예를 들어보지요.

누군가가 나를 관리한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나를 주관하여 다스린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닐 겁니다.

사람은 다른 누군가의 관리, 즉 다스림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서입니다.

자율적 판단과 결정으로 움직이는 주체적인 존재라서입니다.

그래서 관리의 대상은 보통 ‘개념’이거나 ‘도구’입니다.

‘성과 관리’ 혹은 ‘자원 관리’ 같은 식입니다.

그런데도 리더는 자꾸 직원을 관리하려 듭니다.

 

“한 번도 행복한 적 없어요.

그래요. 당신은 늘 내게 친절했지요.

하지만 우리 집은 놀이를 하는 방에 지나지 않았어요.

이곳에서 나는 당신의 인형 같은 아내였지요.

아빠 집에서 인형 같은 아이였듯이요.”

 

헨리크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의 대사입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누군가의 인형으로만 살아온 자신을 인식하고는

나를 찾아 집을 떠나는 주체적 여성 노라 말입니다.

 

노라를 인형으로 만든 사람이 그녀의 남편이었듯,

직원들을 주체성 없는 인형으로 만드는 사람이 바로 ‘관리자’입니다.

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면 일견 열심히 일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시키니까 하는 노동입니다.

간은 집에 꺼내두고 왔다며 용왕을 속였던 토끼 마냥,

영혼은 집에다 놔두고 출근합니다.

이거 하라면 이거 하고 저거 하라면 저거 하면서 그저 퇴근 시간만 기다립니다.

혁신과 성장은 언감생심입니다.

리더의 관리가 사라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시이불견 청이불문(視而不見 聽而不聞)’이라 했습니다.

보되 보지 못하고 듣되 듣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리더가 보아야 할 것은 가지나 잎이 아니라 뿌리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지만 나무의 생명은 뿌리에 달려 있습니다.

깊은 생각과 넓은 시각으로 그 뿌리를 보아 내야 합니다. 

그게 통찰입니다.

그래서 통찰은 관리자의 것일 수 없습니다.

경영자의 몫입니다.

답습이 아니라 혁신, 도구가 아니라 사람!

리더의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목적지는 거기입니다.

 

[더 굿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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