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여다보는 연습
우리는 쉽게
남을 비판(批判) 하고, 비난(非難) 하고, 비하(卑下) 한다
도대체 이런 자신감(自信感)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남이라는 글자를 잘 살피면 답(答)이 보인다.
남이라는 글자엔 네모난 창(窓)이 있다
받침으로 붙어있다
우리는 이 창(窓)을 통해 남을 구석구석 들여다본다
그래서 자신 있게 남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에겐 받침이 없다
네모난 창(窓)이 없다
창이 없어 나를 들여다볼 수 없으니,
내가 나를 비판하지도, 비난하지도, 비하하지도 않는다
불공정(不公正)이다
불공평(不公平)이다.
하루 한 번은 남에 붙은 창을 떼어 나에게 붙여야 한다
그 순간 남은 나가 되고, 나는 남이 된다
나는 창(窓)을 통해 내 부끄러운 모습을 들여다본다
얼굴이 빨개진다.
더는 쉽게 남의 허물을 비판하고 비난하고 비하할 수 없다
남과 나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 대려면
네모난 창을 수시(隨時)로 빌려와야 한다
나를 봐야 한다.
- 정철<꼰대 김철수>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