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르다.
틀린 것이 아니다.
차별하지 마라.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나쁜 짓이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마주치는 현실은 사정이 다르다.
“저 녀석은 틀려먹었어, 생각도 없고”
“감히 어디라고 말참견을 해, 주제를 알아야지”
“당신 나이가 몇이야, 젊은 사람이 예의도 없이”
사라져야 할 구닥다리 같은 말들이다.
생각이나 신분, 나이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반 문명적이지만 아직도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사람은 이중적이다.
말로는 그럴듯하게 이야기하지만 행동은 딴판인 경우가 허다하다.
말처럼 쉬운 것은 없다.
좋은 말이야 누군들 못하겠는가?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은 못된 짓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지도층 인사,
배운 무식쟁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틈만 나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대기업 제품을 애용한다.
입에 거품을 물고 재벌을 비난하면서도
자기 자식은 재벌그룹에 취직하기를 원한다.
참 묘한 것은 욕하면서 그 그늘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이다.
누가 돈이 많은 대기업에 더 많은 돈을 보태주는가?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대다수의 서민 아닌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람에게는 매력이라는 불가사의 한 힘이 있다.
그 힘은 다른 사람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 내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도 있는 이유다.
이래저래 사람의 이중 잣대는 본능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나 역시
사람을 좋고, 싫은 것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안다.
그런데 나는 천성적으로 사람에 대한 호오(好惡)가 분명해서
난감한 상황과 종종 마주친다.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은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 지나치게 너그러운 사람이다.
보기만 해도 역겹다.
그런 사람들은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걸 즐기면서도
자신은 손쉬운 충고 한마디 듣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사소한 비난에도 경기를 하듯 몸을 부르르 떨며
거부하는 사람을 보면 금세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사람은 이중적이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신은 아닌 척, 착한 척하는 것은 위선일 확률이 높다.
기껏해야 노력하고 노력해서
그 못된 구별과 차별의식을 무디게 만들 뿐이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공평해서 대하려는 노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뭐든 자주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
그러다 보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뉴스 부산]
최원호기자 cwh3387@paran.co
'좋은 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속력의 법칙을 믿어보자 (0) | 2020.09.04 |
---|---|
오늘 하루를 제대로 살아 내는 것 (0) | 2020.09.03 |
황금의 문 (0) | 2020.08.29 |
원망은 당신이 미워하는 상대를 해치는 것이 아니다 (0) | 2020.08.28 |
인생이란 (0) | 2020.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