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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난 진짜 이유

by 광솔 88 2020. 8. 2.

 

 

화가 난 진짜 이유

 

퇴근 후 무더위를 식힐 겸 책 한 권을 들고 아파트 2층으로 갔다.

로비엔 네모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의자가 놓여 있다.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했다.

거기서 책을 읽고 있는데 스무 살 남짓한 여성 둘이

맞은편 의자에 앉아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소리 탓에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에게 눈치를 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참다못해 화를 냈다.

“책을 읽고 있는데 떠들면 어떡하느냐?”

그들도 지지 않았다.

“여기가 개인 공간은 아니잖아요?”

 

“내 공간은 아니지만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거북한 공방이 오갔다.

서로 입장이 다르니 말이 통할 리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화가 난 원인을 반추해보았다.

발단은 그들의 수다였지만 그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잔뜩 상해 있었던 것이다.

 

불과 1미터 남짓한 지근거리에서

나를 투명 인간처럼 취급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결국 젊은이들에게 품위 있게 요청할 때를 놓치고 그만 짜증을 발산하고 말았다.

 

 

나는 스토아 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신이 말했다.

 

“화를 내는 행위는 냄비에 물을 끊이는 것과 같네.

꽉 닫힌 냄비를 계속 가열하면 뚜껑이 날아갈 게 아닌가?

사람도 나쁜 감정을 속에서 부글부글 끓이면 끝내 폭발하게 되지.

자네가 방금 했던 행동처럼 말이네.

그런 결과에 이르지 않으려면 끓어오르기 전에

빨리 감정의 뚜껑을 열어야 하네.

'이럴 거야, 저럴 거야'라며 상대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고

그에게 자네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게.

감정의 출구를 미리 열어놓으면 여간 해선 폭발할 일은 없지.

뚜껑은 빨리 열수록 좋네.

어떤 인간관계든 이치는 똑같다네.”

 

나는 신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때 신의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세상에는 무례하거나 몰염치한 사람이 많네.

그런 사람을 일일이 상대해서 삶의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네.

나는 그대에게 이미 좋은 백신을 주었네."

 

"무슨 약을 주셨다는 건지..."

 

"인내와 온화함일세.

자네 마음속에 분명히 있을 터이니 찾아 보시게."

 

- 배연국의 행복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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