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몽당연필
테레사 수녀는 몽당연필을 자처했다.
그는 생전에 이런 고백을 했다.
“나는 신의 손에 쥐어진 몽당연필입니다.
그분이 생각하시고 사랑의 글을 쓰십니다.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에 지나지 않지만 신은 아름답게 쓰십니다.”
테레가 수녀가 인도 콜카타의 빈민가를 걷고 있을 때였다.
길옆 배수로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었다.
가까이 가보니 사람이었다.
수녀는 그 병자를 일으켜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의 몸은 벌레로 가득했고 더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수녀는 병자를 물로 깨끗이 씻기면서 몸에 붙은 벌레들을 떼어냈다.
“저는 거리에서 짐승처럼 살았지만 이젠 천사처럼 죽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수녀에게 남기고 병자는 천상으로 떠나갔다.
수녀는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되 불쌍히 여기진 말라고 당부한다.
그들의 모습에 예수님이 숨어 있고,
그들 모두가 예수님이라는 것이다.
“내가 진실로 이르노니 너희가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예수의 말씀대로 평생을 사신 분이 바로 테레사 수녀였다.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남을 돕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가리킨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피실험자에게
테레사 수녀의 활동을 담은 영상을 보여준 뒤 신체 변화를 측정했더니
면역력이 높아지고 스트레스 수치가 줄었다고 한다.
선행을 보는 간접 경험만으로도 신체에 긍정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는 신의 몽당연필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다.
우리 주위에는 온갖 추문과 탐욕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 악취만 풍기는 이들이 수녀의 선행을 본다면 '테레사 효과'를 느낄 수 있을까.
- 배연국의 희망 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