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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곳에서 열쇠를 찾지 마라

광솔 88 2023. 6. 21. 06:01

 

사람들은 하느님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라고 기도한다.

단언컨대 신은 절대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지 않는다.

사랑의 신께서 인간을 시험하고 벌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에게 시험하지 말라고 빌면서

자신은 끊임없이 타인을 시험한다.

타인을 자신의 저울 위에 올려놓고 함부로 재단한다.

 

"채근담"에서도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라 

(待人春風 持己秋霜)' 당부했지만 거꾸로 행동한다.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면서 남의 눈에 든 티를 발견하는 데에는 귀신이다.

사람은 타인의 흠을 발견하면 무서운 재판관이 되려 하지만

정작 엄격한 재판관이 필요한 곳은 나의 마음 밭이다. 

 

인간의 마음은 쉼 없이 변화한다.

아름다운 생각이 일어나다가도 질투와 시기심이 갑자기 생겨난다.

때론 사랑의 별빛이 반짝이고,

때론 미움과 분노의 먹구름이 몰려온다.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 미풍이 되기도 하고 태풍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런 변화무쌍을 일으키는 창조자는 당연히 나 자신이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현상들은 모두 나의 책임이다.

그러니 나를 시험하지 말라고 신에게 애원하지 말고

내가 신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다잡아야 한다.

 

탈무드는 "다른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은 정말로 훌륭하다고 할 수 없다.

그 전의 자기보다 훌륭한 사람이야말로 진실로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자신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기도일 것이다.

 

신은 절대선이다.

내가 절대 선의 그분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그것이 신앙의 궁극적 목적이다.

문제의 열쇠는 타인이 아니라 언제나 나 자신에 있다.

 

- 배연국의 행복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