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대의 사춘기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가로수 낙엽이
비에 젖어 초겨울의 바람에도
검은 아스팔트에 늘어붙어 있는게 안스럽다.
우리 6~70대는 가을이고
낙엽이라더니ᆢ
그 옛날 부모님때와는 많이 다르다.
건강도 청장년 못지않고
생활에 무게에도 벗어나
이제사 자유롭고,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나는
아직 바람이 되고 싶다.
조용한 정원에 핀 꽃을 보면,
그냥 스치지 아니하고 꽃잎을 살짝 흔드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스테이크 피자가 맛있더라도
조용한 음악이 없으면 허전 하고,
언제 보아도
머리를 청결하게 감은 아가씨가
시중들어야 마음이 흐뭇한
중년의 신사가 되고 싶다.~
질풍노도와 같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여인의 치맛자락을 살짝 흔드는 산들바람으로
저무는 중년으로 멋지게 살고 싶다.
시대의 첨단은 아니지만,
두 손으로 핸드폰 자판을 누르며 카톡문자 날리고,
길가에 이름없는 꽃들을 보면
디카로 담아 메일을 보낼 줄 아는
센스 있는 중년이고 싶다.~~~
가끔은 소주 한병에 취해
다음 날까지 개운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통하는 여인과 함께라면,
밤 늦게 노닥거리는 재미를 느끼는 바람둥이고 싶다.~~
아직은 립스틱 짙게 바른 여자를보면,
살내음이 전해 와서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나이~~~
세월은 어느 듯 저산 넘어 황혼이지만
머물기 보단 바람부는 대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나이...
이게 우리들의 사춘기이다.
6~70대 사춘기 만세!!
- 글 / 남광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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