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노년 남자의 뒷 모습..
(어느 아내의 고백)
혈기 왕성하던 젊음
큰 바위 번쩍 들어 올릴 것 같은 자세
물 불 가리지 않던 성질 어디에 두고
사그라진 숯이 되셨나요
당신의 매력 이라면 박력 넘처나고
당당한 모습에 반해 오로지
당신만 믿고 살아 왔습니다
스포츠형 머리가 잘 어울리던 청년도
어느덧 검은 머리 서릿발 내리고
눈가에 잔주름 보여 애처로운 마음이 듭니다
어딘지 모르게
힘이 없어 보이는 당신의 뒷모습..
중후한 멋을 살리고 귀한 중년 남자로 걸어 가세요
남자는 나이 들수록 나약해 져가고
여자는 나이 들수록 잔소리만 늘어간다던
가끔 스처 들었던 농담 비슷한 풍문들이
중년의 한가운데 서 있는 남편을 둔
아내의 느낌속에서도 고스란히 전해 옵니다
새치머리 한가닥에 "어느덧 이렇게.."라며
허무 해하던 순간도 잠시 연이어 터지는
삶의 시름들 앞에 반백이 되어진 머리카락을
들여다 볼 겨를 없이 있는 힘 다해
현실의 벽을 뚫고 보니..
동전 크기만큼 탈모진 앞머리가
눈에 들어 옵니다.
"신경 좀 썼는데.."라며
씁쓸히 웃어 넘기지만
살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압니다
내가 뿌린 씨앗들
내 아니면 물거품이 되고 말
소중한 가정을 위한 당신의 노력은
어머니가 자식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이였지요
기세 등등하며 세상에 무서울게 없다던
당당함도 세월 앞에
흐려저가는 모습을 봅니다
살아보니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어 지던가요?
그럴때마다 좌절하기도 여러번
가족앞에 다 하지 못함을 술잔에 달래던
허름한 술집안의 모습을 엿보았지요
가까운 거리에서 하나둘 쓰러져 가는
친구들을 보며 건강검진 받을 시간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삶의 현장인걸요
내게 만은 비켜가길 바라는
악마의 손길에게 요행을 기대하며
그렇게 또 긴 시간을 흘려 보냅니다
이제는..
더러는 고쳐가며 살아야할
몸뚱아리를 원망하며
자식의 미래 걱정 노후걱정에
삶의 무게는 더 늘어만갑니다
힘들게 돈 벌어 본 당신의 씀씀이가
너무 짜다고 구박했던
철부지 아내의 잔소리는
기억속에 지워 주시길..
가정의 버팀목이라는 가장의 힘겨움을
조금은 헤아릴줄 아는
아내의 늦은 철든 마음을 용서하십시오.
- 옮겨온 글 -